JEJU MIEDEN F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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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밑은, 진짜 뜨거웠다

8월에 심고, 9월에 다시 심었다. 그런데도 비트 모종은 밭에서 버티지 못했다 — 당시 원인을 하나씩 되짚은 기록.

FROM THE ARCHIVE · 2024

멀칭비닐 위 비트 모종 밭

(2024년 기록)

비트 모종을 8월 19일에 심었다. 웃자라서 웃자람 약도 뿌렸다. 9월 9일에 1,000개를 더 사와 10일에 땅을 갈고, 11일부터 다시 심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멀칭비닐로 잡초를 막으려 했다

노지에 심다 보니 잡초와의 싸움을 피할 수 없었다. 관리기로 땅을 갈고 갈퀴로 평평하게 편 뒤 멀칭비닐을 깔고, 끝은 유핀과 흙으로 고정했다. 물은 점적 관수 대신 스프링쿨러로 바꿨다.

멀칭비닐 구멍 사이로 자란 비트 모종

멀칭비닐 구멍 사이로 자란 비트 모종.

태풍이 지나가고, 모종이 죽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태풍이 오면서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세게 불었고, 비트 모종이 대량으로 죽었다. 당시 원인을 찾아보니 세 가지가 겹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귀뚜라미가 모종을 먹은 것으로 보였고, 멀칭비닐이 땅에 딱 붙지 않은 틈으로 모종이 들어가 비닐 아래 뜨거운 지열에 타 죽은 것으로 보였으며, 모종 자체가 튼튼하지 않았거나 날씨가 지나치게 더웠던 것도 원인으로 짐작됐다.

이 밭에서 비트를 계속 재배하는 게 맞을까

멀칭비닐을 제대로 쓰려면 트랙터로 골을 내 모종을 높은 곳에 심어야 했는데, 이 밭은 트랙터가 들어갈 수 없어 관리기로만 정리했고 골내기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마저 빌려 쓰는 관리기라 두둑을 만드는 기능도 없었다. 그 시기, 그 밭의 조건에서 비트를 계속 재배하는 것이 맞는지 다시 판단하게 됐고, 결국 이 밭에는 비트 수확 후 나무를 심기로 했다.

그래도 남은 것들

비트 외에 방울양배추와 무는 죽지 않았다. 모종 단계에서부터 비트만 유독 비실비실했던 걸 보면, 비트 자체가 더 까다로운 작물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배운다 생각하고, 계속 키우기로 했다.

멀칭비닐이 딱 안 붙다 보니 모종이 비닐 밑으로 들어가서 타죽음(비닐 아래가 진짜 뜨겁더라.. 지열이). 열심히 키우고 힘들게 심었는데 속상하다.

2024 FIELD RECORD

  • 1차 정식: 2024-08-19 / 2차 보식: 2024-09-11(모종 1,000개 추가)
  • 사망 원인(당시 추정): 귀뚜라미 피해 / 멀칭비닐 밑 지열 / 모종 자체 약함·고온
  • 밭 조건: 트랙터 진입 불가, 관리기만 사용 가능
  • 결과: 비트는 대량 폐사, 방울양배추·무는 생존

지금 돌아보면 — 이 시기의 판단은 지금 재배 작물을 좁혀온 과정에도 그대로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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